기상

Work/Text 2010/03/10 22:17
 오늘따라 아침 일찍 눈이 뜨였다.

 나는 지금까지 휴대전화의 그 미약한 진동으로 잠이 깬 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한 번 잠들면 제대로 일어나지 못한다. 학교나 약속에 지각을 하는 일은 없더라도 잠자리에서 오래오래 꾸물거리곤 하는 것이다. 그런데도 오늘 아침만큼은 신기하게도 등줄기에 소름이 쫘악 돋으면서 눈꺼풀이 확 넘어갔다.

 별 대단한 것이 아님에도 괜히 뿌듯해졌다.

 나는 이불을 박차고 침대에서 벗어나 상쾌하고 따뜻한 아침햇살을 기대하며 창문을 활짝 열었다.

 그런데 그 순간, 아직 눈꼽조차 떼지 않은 내 눈을 뒤덮은 것은 그 놈의 하얀, 하얀 눈보라였던 것이다.

 나는 잠시 멍하게 바깥을 쳐다보다가 스르르 창문을 닫고는 침대로 돌아가 마치 맥주를 들이킨 민달팽이처럼 쪼물딱쪼물딱 이불을 뒤집어쓰고 눈을 감아버렸다.


 isol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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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아이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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